'예산 빈곤' 지적재조사사업, 기금 조성 검토

[the300][런치리포트-2016년 정부입법계획(12)]국토부 옛 지적공사 측량수수료등 충당할 듯

지영호 기자 | 입력 : 2016.02.1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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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옛 대한지적공사)./머니투데이DB

재원조달 문제로 사업 지연이 예상되는 지적재조사사업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새로운 기금을 마련해 재원조달에 나서기로 했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늦어도 7월까지 법제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년 500억~600억원이 투입되어야 할 지적재조사사업 예산이 15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마무리할 사업이 2070년까지 늦춰지게 된다. 재원 확보 차원에서 기금 조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재원은 기금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한국국토정보공사(옛 지적공사)의 측량수수료 등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전체 예산 1조3000억원의 20%가 투입돼야할 예산은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초장기 사업이고 일부 토지소유자의 분쟁에 국한되다보니 기획재정부나 국회에서 예산 배정에 인색하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지적재조사사업은 불분명하게 구획된 토지를 바로잡기 위한 사업이다. 아날로그 방식의 기존 지적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제강점기때 일본이 자국에 적합한 '동경측지계'를 우리 토지 측량에 적용하면서 오류가 발생했고, 때문에 토지소유자의 분쟁 원인이 됐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적공부와 등록사항이 일치하지 않는 지적불부합지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비용은 연간 47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정부의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국토의 6.2%가 지적불부합지로 남아있다.

당초 정부는 2011년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2012년부터 총 1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또 다른 첨예한 사항으로 손꼽히는 토지소유자간 조정금 문제를 손볼 예정이다.

지적불부합지의 불분명한 경계로 토지 소유주가 2인 이상인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경계를 결정하고 보다 많은 토지를 얻은 자에게 조정금을 받아 다른 토지소유자에게 조정금을 지불하고 있다.

현재 지역별로 구성된 경계결정위원회와 지적재조사위원회가 구획을 설정하는데 조정금으로 감정평가금액과 개별공시지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토지를 추가로 얻은 토지소유자는 가격을 낮게 책정하기 위해 개별공시지가를 선호하고, 토지를 내준 토지소유자는 높은 조정금을 받기 위해 감정평가액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자체가 조정금을 선지급하고 많은 토지를 얻은 토지소유주에 추후 청구하는 방식이어서 부채에 시달리는 지자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자투리 땅이라곤 하지만 지가 상승으로 조정금이 수천만원에 이르기도 해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와 함께 항공기 침입죄 등 불법방해행위에 대한 벌칙조항을 신설하는 항공보안법을 비롯한 9개 법안을 이르면 4월까지 법제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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